워킹맘의 하루는 ‘멀티태스킹’의 연속
출근 전 아침 식사 준비, 아이 등원, 교통 체증을 뚫고 출근, 오전 보고서 마감, 점심시간에도 아이 어린이집 연락, 퇴근 후 저녁 식사와 숙제 체크까지. 워킹맘의 하루는 숨 쉴 틈 없이 돌아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일을 동시에 처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번아웃(burnout) 상태에 이르거나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감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 바로 '전략적 멀티태스킹 루틴'입니다.
1. 무작정 병행이 아닌, ‘계획된 시간 블록 루틴’으로 바꾸세요
많은 워킹맘이 집과 직장에서 다양한 일을 병행하지만, 계획 없이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려다 보면 집중력 저하와 업무 퀄리티 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멀티태스킹을 무조건 나쁜 습관이라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멀티태스킹을 실천하느냐’입니다.
이럴 때 유용한 전략이 바로 시간 블록화(Time Blocking)입니다. 이는 하루를 여러 개의 블록으로 나누고, 비슷한 성격의 작업을 같은 시간대에 몰아서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일의 전환 시 발생하는 인지 피로를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루틴을 실천해볼 수 있습니다:
- 06:30~07:30 아침 루틴: 아침 식사 준비, 아이 등원 준비
- 08:00~09:00 출근 시간: 오디오북 듣기 또는 영어 뉴스 청취
- 10:00~12:00 집중 업무 블록: 회의, 보고서 작성, 기획 등 고도 집중이 필요한 작업
- 12:30~13:00 점심시간: 간단한 가계부 정리, 다음 일정 체크
- 18:00~20:00 저녁 루틴: 아이와 대화, 가족 식사, 설거지 자동화
- 21:30~22:00 나만의 시간: 스트레칭, 명상, 짧은 글쓰기 등 회복 루틴
이러한 루틴은 단순한 일정표가 아닙니다. ‘어떤 시간에 어떤 일에 집중할지’를 선택하고 설계하는 것입니다. 특히 워킹맘처럼 하루의 에너지가 제한된 이들에게는 ‘언제 집중할 것인가’가 ‘얼마나 오래 일할 것인가’보다 더 중요합니다.
2. ‘기억’보다 ‘자동화’, 워킹맘을 위한 스마트한 시간 관리 전략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에게는 ‘기억력’보다 ‘자동화력’이 더 중요합니다. 가정과 직장을 오가는 이중의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모두 기억하려고 애쓰는 건 오히려 에너지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디지털 도구의 힘을 빌려 작업을 분산 처리하고, 실수를 줄이며 두뇌의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1) 공유 캘린더 – 가족과 업무 일정을 한눈에
공유 캘린더 앱을 활용하면, 배우자, 아이 일정, 회사 미팅 등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일정 충돌을 줄이는 것은 물론, ‘누가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업무 협업 및 가족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병원 예약, 유치원 행사, 회의 일정 등을 가족과 공유하면 “오늘 뭐 있었지?”라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2) 가계부 앱 – 출퇴근 중 스마트한 재무 관리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 하나로 지출 내역을 입력하거나 카드 사용 내역을 연동해 자동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계부 앱이 실시간 통계와 소비 분석까지 제공해 짧은 시간 동안도 경제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3) 리마인더 알림 – 중요한 일은 자동으로 떠오르게
워킹맘은 하루에 수십 가지 일정을 머릿속에 떠올려야 합니다. 그러나 ‘아이 약 먹이기’, ‘숙제 검사’, ‘서류 제출’ 같은 반복성 일정은 굳이 외울 필요 없이 디지털 리마인더에 맡기면 됩니다.
예를 들어, 구글 킵(Google Keep)이나 애플 리마인더를 활용하면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알림을 주기 때문에 잊지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4) 음성 메모 앱 –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는 말로 기록
육아 중에는 손이 자유롭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요리하면서 업무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아이를 안고 있을 때 할 일이 생각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Google 음성 메모, iOS 음성 메모 등을 활용해 생각나는 것을 말로 바로 저장해두면 됩니다.
이 방식은 빠르게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게 해주며, ‘지금 못하니까 나중에 해야지’라는 부담을 줄여줍니다.
3. 아이와 함께하는 루틴 속에 멀티태스킹 숨겨두기
멀티태스킹은 반드시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할 때 아이와 함께 주방에 서보세요. “아이와 함께 요리하기”는 단순한 분업을 넘어, 정서적 교감과 생활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시간입니다. 아이는 오이를 씻거나 당근을 자르고, 엄마는 메인 요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는 “정리 놀이”입니다. 장난감 정리 시간을 하나의 게임처럼 만들어 “누가 더 빨리 정리하나” 경쟁을 하거나, “블록 색깔별로 정리해보자”는 미션을 주면 아이는 놀이처럼 받아들이고, 엄마는 육아와 청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옆에서 간단한 설거지나 서류 정리를 하며, 10분마다 아이의 작품에 대해 짧은 피드백을 주는 방식으로 정서적 교감도 유지하면서 본인 업무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단,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온전한 관심을 주는 순간이 꼭 필요하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4. 멀티태스킹에도 ‘쉼’이 필요하다 – 회복이 있어야 지속이 있다
많은 워킹맘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치열한 일상 속에서, 잠깐의 휴식조차 스스로에게 허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시 눕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이래도 괜찮을까’, ‘내가 게으른 건 아닐까’ 하는 불안과 죄책감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곤 합니다.
그러나 사실 멀티태스킹이 지속 가능하려면 정기적인 회복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끊임없는 처리와 대응의 반복 속에서 뇌와 몸은 점차 피로를 축적합니다. 회복 없는 루틴은 결국 업무 능률을 떨어뜨리고 감정적인 소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워킹맘처럼 일정 조절의 자율성이 낮고 부담이 큰 환경에서는 짧지만 의식적으로 확보된 휴식 루틴이 핵심 전략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커피를 마시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루틴은 큰 회복 효과를 줍니다. 이때는 스마트폰도 잠시 내려놓고, 아무 대화 없이 스스로를 온전히 쉬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은 주말 30분 산책을 통해 아이와 대화를 나누며 자연 속을 걷는 것도 정신적인 환기를 돕습니다.
자기 전 15분 명상, 간단한 스트레칭, 좋아하는 콘텐츠 시청 역시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건 자신만의 회복 리듬을 설정하고 그것을 생활 속에 작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결국 진짜 멀티태스킹은 ‘쉼’이 포함된 구조일 때 비로소 장기적이고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습니다. 짧지만 규칙적인 휴식 루틴이야말로 워킹맘의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에너지를 복원하고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결론: 워킹맘, 똑똑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사람
멀티태스킹은 워킹맘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자, 삶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한 번에 많이 하기’보다, ‘의미 있게 병행하기’, 그리고 ‘스스로도 회복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오늘은 조금 덜 해도, 내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워킹맘의 힘입니다.